현장에서 스프루 불량으로 밤을 새운 적이 있습니다. 노즐 구멍보다 스프루 구경이 작게 가공된 금형이었는데, 가스가 빠지지 못하고 미성형이 계속 터져 나왔습니다. 스프루는 단순한 플라스틱 통로가 아닙니다. 설계 하나가 틀어지면 공정 전체가 흔들린다는 걸, 그날 제대로 배웠습니다. 콜드런너 방식에서 스프루가 왜 이렇게 까다로울까요?스프루(Sprue)란 사출 성형기의 노즐에서 나온 용융 플라스틱이 금형 내부로 처음 진입하는 통로입니다. 쉽게 말해, 심장에서 뻗어 나오는 대동맥과 같은 역할입니다. 이 스프루를 통해 플라스틱은 러너(Runner), 즉 분기 채널로 나뉘고, 게이트(Gate)를 통해 각 캐비티로 흘러 들어갑니다.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콜드런너(Cold Runner) 방식에서 스프루 구경 설정은 생각..
게이트 컷팅을 하는 순간 제품 표면이 생선 비늘처럼 벗겨질 때의 그 느낌, 현장에서 처음 마주하면 당황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저도 PC/ABS 소재를 사출하다가 게이트 주변에서 박리가 터진 경험이 있는데, 원인을 찾는 데만 반나절이 걸렸습니다. 사출성형에서 박리현상은 단순한 외관 불량이 아니라 부품 강도 자체를 무너뜨리는 결함입니다. 원인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짚어두지 않으면 같은 상황이 반복됩니다.박리현상의 실제 원인, 교과서와 현장은 다르다박리현상(Delamination)이란 성형된 부품의 표면층이 마치 얇은 막처럼 분리되어 벗겨지는 결함입니다. 쉽게 말해 나무가 결을 따라 갈라지듯, 수지의 층과 층 사이가 제대로 결합되지 못하고 따로 노는 상태입니다. 겉보기엔 단순히 긁힌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부품..
사출성형 불량의 원인을 찾다 보면 결국 대부분 냉각으로 귀결됩니다. 워핑, 싱크마크, 수축 — 현장에서 골치를 썩이는 결함들의 뿌리를 파고들면 냉각 설계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사출 조건 탓을 했는데, 결국 금형 냉각 구조를 바꾸고 나서야 불량이 잡혔던 경험이 있습니다. 냉각이 사출성형 사이클의 60~70%를 차지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사출성형 공정에서 냉각 단계는 전체 사이클 타임의 약 60~70%를 차지합니다(출처: Hitop Industrial). 다시 말해, 금형에 수지를 채우는 시간보다 식히는 시간이 훨씬 길다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현장에서 냉각 투자는 늘 뒷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냉각라인 설계를 대충 넘기고 나면 생산..
일반적으로 범용 스크루 하나로 PC, ABS, PP를 모두 돌리는 현장, 저도 똑같이 경험했습니다. 배울수록 안타까운 현실이었는데, 그 답은 결국 스크루 설계와 실린더 온도 두 가지로 좁혀졌습니다. 이 글은 그 현장 경험을 있는 그대로 풀어낸 것입니다.스크루 설계가 가소화 능력을 결정한다사출성형기에서 스크루의 L/D 비율은 18~20이 일반적입니다. 여기서 L/D란 스크루 유효 길이(L)를 스크루 직경(D)으로 나눈 값으로, 이 수치가 클수록 수지가 열을 받는 시간이 길어져 균일한 용융 상태를 만들기 쉽습니다. 제가 일하는 공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도 이 숫자였습니다. L/D가 20인 범용 열가소성 스크루 하나로 PC도 돌리고, PP도 돌리고, ABS도 돌리고 있었으니까요.스크루는 공급부(피드존..
현장 시사출 자리에서 원재료 업체, 금형 업체, 모 업체 품질팀이 한자리에 모여 제품을 논의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각자의 입장이 다르고, 보는 기준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도 수없이 그 자리에 앉아봤는데, 결국 조건을 잡는 사람의 경험과 판단력이 승부를 가른다는 걸 매번 느낍니다. 오늘은 성형 조건 설정에서 실제로 많이 헤매는 부분을 짚어보겠습니다.가열 통 온도, 어디서부터 잡아야 하나성형 조건을 처음 설정할 때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곳이 실린더 온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흔히 하는 실수가 카탈로그 수치를 그대로 믿고 넣는 겁니다. 카탈로그에 나온 온도 조건은 성형 스트로크가 절반 이하일 때를 기준으로 한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스트로크가 크거나 사이클이 빠를 경우에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