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 용량을 65% 이상 쓰면 안 된다는 걸 오랫동안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숏 사이즈가 좀 크면 어떻냐고, 그냥 온도 더 올리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PP나 PA 같은 반결정질 수지를 다루다가 제품 표면에 알갱이가 박혀 나오는 불량을 반복해서 겪으면서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문제의 뿌리는 온도가 아니라, 배럴 안에서 수지가 이동하는 구간의 길이에 있었다는 것을. 이송부가 짧아진다는 게 왜 문제일까요?스크류가 회전하면서 뒤로 물러나 숏(shot)을 만드는 과정을 한번 생각해 보셨습니까? 숏이란 1회 사출에 필요한 용융 수지의 양을 말합니다. 이 숏 사이즈가 배럴 용량의 65%를 초과하면, 스크류가 뒤로 물러나는 거리가 그만큼 길어지고, 그 결과 이송부(feed section)의 상당 ..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같은 메이커, 같은 용량의 기계인데 왜 품질 편차가 생기냐는 말을 현장에서 숱하게 들었고, 저도 처음엔 딱 부러진 답을 못 했습니다. 그런데 파고들다 보니 결국 배럴용량 대비 숏사이즈 비율이 얼마나 맞게 설정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 기계의 스크류 상태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더군요. 이 글은 그 경험을 정리한 것입니다. 배럴용량과 숏사이즈 비율, 숫자로 보면 명확합니다사출성형에서 배럴용량(barrel capacity)이란 스크류가 한 번에 용융·저장할 수 있는 최대 수지량을 말합니다. 여기서 숏사이즈(shot size)란 한 번의 사출에 실제로 사용되는 용융 수지의 양입니다. 이 두 수치의 비율이 맞지 않으면 아무리 조건을 잘 잡아도 품질이 들쭉날쭉해집니다.제가 ..
사출 현장에서 브릿징(Bridging)이 발생하면 호퍼 전체가 천장으로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저는 과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천장에 파인 자국을 보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피드스롯 온도 하나가 라인 전체 안전과 품질을 좌우합니다.온도관리 — 피드스롯이 왜 이렇게 까다로운가피드스롯(Feed Throat)은 호퍼에서 내려온 원료가 스크류 피딩 섹션으로 진입하는 통로입니다. 여기서 피드스롯이란, 사출기 배럴 상단에 위치한 원료 투입구 목 부분을 말합니다. 이 구간은 온도가 조금만 틀어져도 원료가 엉겨 붙거나, 반대로 결로(이슬 맺힘) 현상이 생겨 수분이 유입되는 두 가지 문제가 동시에 도사리고 있습니다.일반적으로 피드스롯 온도를 낮추면 브릿징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
사출기를 오래 다뤄온 저도 처음엔 배럴을 가득 채울수록 생산량이 늘어날 거라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성형품 표면에 줄무늬가 번지고, 스크류 교체 견적을 받아보고 나서야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몸으로 깨달았습니다. 사출성형 배럴은 그냥 플라스틱을 녹이는 통이 아닙니다. 온도·압력·용량 세 가지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아떨어져야 품질이 나오는, 사출기의 심장과 같은 부위입니다. 배럴 용량, 25~65%가 전부인 이유사출성형 배럴의 이상적인 사용 용량은 전체 용량의 25%에서 65% 사이입니다. 이 수치는 경험칙이 아니라 배럴 내부의 물리적 구조에서 비롯된 한계입니다. 65%를 넘기는 순간, 피드 섹션(feed section)이 사실상 짧아집니다. 여기서 피드 섹션이란 호퍼에서 내려온 원료 펠..
일반적으로 범용 스크루 하나로 PC, ABS, PP를 모두 돌리는 현장, 저도 똑같이 경험했습니다. 배울수록 안타까운 현실이었는데, 그 답은 결국 스크루 설계와 실린더 온도 두 가지로 좁혀졌습니다. 이 글은 그 현장 경험을 있는 그대로 풀어낸 것입니다.스크루 설계가 가소화 능력을 결정한다사출성형기에서 스크루의 L/D 비율은 18~20이 일반적입니다. 여기서 L/D란 스크루 유효 길이(L)를 스크루 직경(D)으로 나눈 값으로, 이 수치가 클수록 수지가 열을 받는 시간이 길어져 균일한 용융 상태를 만들기 쉽습니다. 제가 일하는 공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도 이 숫자였습니다. L/D가 20인 범용 열가소성 스크루 하나로 PC도 돌리고, PP도 돌리고, ABS도 돌리고 있었으니까요.스크루는 공급부(피드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