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기계 사양을 검토할 때마다 엑셀 파일을 뒤적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그 파일을 AI로 학습시켜 핸드폰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계량거리 환산 프로그램으로 바꿔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빨리 됐고, 현장 반응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든 생각이 있습니다. 플라스틱 성형 업계 전체가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과연 무엇이 먼저 바뀌어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자동화의 한계, 그리고 자율실행 AI가 다른 점플라스틱 제조 현장에서 시뮬레이션 기반 작업절차(simulation workflow)를 쓰는 팀이라면 이미 스크립트나 매크로, 템플릿 같은 자동화 도구를 쓰고 있을 겁니다. 여기서 시뮬레이션 기반 작업절차란, 금형 냉각 해석이나 소재 변형 예측처럼..
불량이 나고 나서야 원인을 찾는 일, 현장에서 꽤 자주 겪었습니다. 사출성형 공정은 수천 가지 변수가 얽혀 있어서, 어느 한 곳에서 이상이 생겨도 제품이 나올 때까지 모르는 경우가 생깁니다. 직접 겪어보니 공정 모니터링은 단순히 숫자를 들여다보는 일이 아니라,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잡아내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공정 한계를 제대로 설정한다는 것의 의미공정 모니터링을 처음 본격적으로 들여다봤을 때, 가장 먼저 부딪힌 개념이 '불량 한계(defect limits)'였습니다. 여기서 불량 한계란 불량이 발생하기 직전의 상한·하한값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여기까지 벗어나면 불량"이라는 경계선인데, 문제는 이 경계만 설정해 놓는다고 공정이 안정적으로 관리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제 경험상 불량 한계는..
솔직히 저는 한때 우진 기계를 다시는 안 만지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오일쿨러를 통째로 교체하고, 작동유를 1년에 두 번씩 갈아가며 붙어 있었던 그 시절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우진플라임이 AI 기반 스마트 사출 솔루션 PLAIMM-X를 내놓았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도 모르게 다시 관심이 생겼습니다. 예전 경험 때문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플래시 모니터링과 형체력 최적화, 실제로 뭐가 달라진 건가제가 현장에서 가장 골치 아팠던 문제 중 하나가 플래시(Flash)였습니다. 플래시란 사출성형 공정 중 금형 파팅 라인 사이로 수지가 새어 나와 제품 가장자리에 얇은 막처럼 붙어 버리는 불량입니다. 쉽게 말해 금형이 완전히 닫히지 않거나 형체력(Clamping Force)..
새 금형을 들여놓고 셋업에만 며칠을 날린 경험, 저도 있습니다. 250톤짜리 기계 앞에서 조건 하나 못 잡아 스크랩만 쌓아가던 그 시간들이요. 그런데 최근 LS엠트론이 내놓은 TSP(토탈 솔루션 파트너십) 전략과 Molding 5.0 플랫폼을 보고 나서, 25년 동안 국산·일본산 가릴 것 없이 온갖 기종을 돌려온 제 경험에서 꽤 의미 있는 장면들이 떠올랐습니다. 단순히 회사 홍보 소식으로 넘기기엔 현장 입장에서 짚어볼 부분이 많아 이렇게 정리해 봤습니다.국산 성형기, 언제부터 믿고 쓰게 됐나20년 전만 해도 저희 공장에서는 미쓰비시, 토요, 스미토모, 닛세이, 니가타 같은 일본 기종이 주력이었습니다. 당시엔 "일본산이 정밀하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깔려 있었고, 실제로 잔고장 빈도는 국산보다 낮은 편이..
AI가 제조 현장을 바꾼다고 하는데, 정작 현장 리더는 뭘 먼저 해야 할까요. 저도 한동안 이 질문을 멀리서만 바라봤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스마트폰으로 AI에게 설비 문제를 물어봤더니 선배한테 물어볼 때보다 훨씬 조리 있게 답이 나왔습니다. 그때부터 '이게 남의 일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비용 줄이면서 혁신하라고? 제조 현장이 처한 이중 압박AI 도입을 비용 절감의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시각이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조 현장 리더들이 실제로 맞닥뜨리는 현실은 훨씬 복잡합니다. 한쪽에서는 기존 설비와 IT 인프라 유지에 드는 운영비를 줄이라고 하고, 동시에 그 예산으로 AI를 구축해서 경쟁력을 높이라고 합니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잡으라는 요구입니다.제가 현장에..
새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아무도 안 쓰는 상황, 겪어보셨습니까. 저는 그 상황을 무려 3년 가까이 버텼습니다. 사출성형 현장에서 생산 모니터링 시스템을 올리는 데 첫 번째 시도가 통째로 실패했고, 두 번째 시도 끝에 겨우 가동은 했지만 종이 장부와 컴퓨터를 동시에 쓰는 이상한 시절이 또 2년이나 이어졌습니다. 그 긴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실시간으로 현장 불량률과 가동률을 핸드폰 앱으로 확인하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실제로 부딪혀본 사람만 아는 이야기를 꺼내보겠습니다.시스템 도입, 두 번의 실패와 한 번의 결단처음 시작은 약 2년에 걸친 외부 업체 지원 프로젝트였습니다. 사출성형 공정 모니터링과 생산관리를 동시에 잡겠다는 목표였는데, 결과는 1차 실패였습니다. 시스템이 현장 흐름을 따라오지 못했고, 팀원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