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금형을 열었을 때 수지 흐름이 이렇게 복잡한 변수를 품고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스프루에서 런너, 게이트를 거쳐 제품 끝까지 이어지는 유동선단(flow-front)의 움직임이 불량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한참 뒤에야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유동선단 거동을 읽는 눈이 생기고 나서야 비로소 조건 셋팅이 달라졌고, 불량률도 확연히 줄었습니다. 유동선단과 점도, 생각보다 훨씬 깊은 관계유동선단의 움직임은 수지의 점도(viscosity)와 직결됩니다. 여기서 점도란 수지가 얼마나 잘 흐르는지를 나타내는 특성으로, 쉽게 말해 꿀처럼 끈적한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온도가 오르면 점도가 낮아지고, 수지가 더 쉽게 흐르면서 유동선단의 속도도 빨라집니다.제가 직접 경험해 봤을 때, 실린더 온도나 금형 온도를 조금만 올려도..
플래시가 나오면 당연히 금형 셧오프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파고들어 보니 벤트 막힘이 원인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사출성형 불량은 눈에 보이는 것과 실제 원인이 다른 경우가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공정 조정에 앞서 근본원인을 먼저 잡지 않으면, 고친다고 한 게 오히려 다른 불량을 키우는 일이 현장에서는 비일비재합니다.근본원인 — 눈에 보이는 불량이 진짜 원인이 아닐 수 있다저도 처음엔 플래시(flash)가 나오면 금형 파팅라인(parting line) 문제거나 클램핑 포스(clamping force) 부족이라고 단정했습니다. 여기서 파팅라인이란 금형이 두 쪽으로 나뉘는 경계면을 말하는데, 이 면이 제대로 밀착되지 않으면 수지가 새어 나와 플래시가 생깁니다. 그런데 막상 금형을 빼서 셧오프(shutoff)를..
사출성형 현장에서 "화재진압"이라는 말이 일상어가 된 지 오래입니다. 저는 이 바닥에서 20년을 넘겼는데, 솔직히 말하면 그 20년 내내 불을 끄러 다닌 시간이 절반은 됐습니다. 노후 기계, 계속 바뀌는 작업자, 원하는 방향으로 안 되는 금형수리,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품질 기준—이 모든 짐이 사출업체 하나에 쏠리는 구조가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공정불량은 왜 반복되는가 — 근본 원인 분석의 현실한국 플라스틱 사출 산업의 불량률과 재작업 비용은 업체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중소 사출업체 기준으로 스크랩 손실이 매출의 3~8%에 달한다는 현장 보고가 꾸준히 나옵니다(출처: 플라스틱코리아). 제가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우리 공장도 저 안에 들어가 있겠구나" 싶어 씁쓸했습니다.문제는 수치 자체가..
저는 한동안 시사출을 "샘플 몇 개 뽑아서 외관 보는 것"쯤으로 가볍게 여겼습니다. 그러다 양산 들어가고 나서야 숨어있던 문제가 터지는 경험을 반복했고, 그제야 시험가동이 얼마나 중요한 공정인지를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신규 금형 시사출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시험가동 점검과, 왜 열화상 모니터링으로 열 안정화를 확인해야 하는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시험가동에서 놓치기 쉬운 것들새 금형이 들어오면 늘 납기 압박이 함께 옵니다. 고객이 현장에 나와 있는 날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일단 잘 나온 샘플 몇 개만 보여주자"는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심리인데, 문제는 그 심리가 결국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온다는 점입니다.제가 직접 부딪혀보니, 시사출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금형 상태 파악입니다..
현장에서 기계 사양을 검토할 때마다 엑셀 파일을 뒤적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그 파일을 AI로 학습시켜 핸드폰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계량거리 환산 프로그램으로 바꿔봤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빨리 됐고, 현장 반응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든 생각이 있습니다. 플라스틱 성형 업계 전체가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과연 무엇이 먼저 바뀌어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자동화의 한계, 그리고 자율실행 AI가 다른 점플라스틱 제조 현장에서 시뮬레이션 기반 작업절차(simulation workflow)를 쓰는 팀이라면 이미 스크립트나 매크로, 템플릿 같은 자동화 도구를 쓰고 있을 겁니다. 여기서 시뮬레이션 기반 작업절차란, 금형 냉각 해석이나 소재 변형 예측처럼..
미성형이 갑자기 생기면 현장에서 제일 먼저 손이 가는 곳이 배압 설정값입니다. 저도 처음엔 배압만 올리면 다 해결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직접 부딪혀보니, 배압이 실제로 하는 일과 현장에서 통용되는 상식 사이에 꽤 큰 간극이 있었습니다. 배압이 숏사이즈와 밀도에 미치는 구체적인 메커니즘, 그리고 계량속도가 용융 점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 제가 직접 관찰하고 확인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배압을 올리면 숏사이즈가 커지는 진짜 이유미성형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하면 배압을 올려서 잡으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실제로 배압을 높이면 미성형이 어느 정도 잡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게 온도가 올라서가 아니라는 걸 알고 나서부터 설정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배압(Back P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