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동안 배럴 온도 설정값이 곧 용융온도라고 믿었습니다. 사출기 컨트롤러 화면에 204°C라고 찍혀 있으면, 수지도 220°C로 녹아 금형 안으로 들어간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겁니다. 그게 얼마나 위험한 착각이었는지는 현장에서 불량이 터지고 나서야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용융온도(Melt Temperature)는 배럴 설정값이 아니라, 수지가 게이트를 통과해 캐비티로 진입하는 순간 실제로 갖고 있는 온도입니다. 그리고 이 온도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요인에 의해 흔들립니다.배럴 설정값이 전부가 아닌 이유 — 체류시간과 전단열제가 처음 공정을 맡았을 때, 불량이 나면 가장 먼저 배럴 온도 설정값을 올리거나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설정값을 바꾸지 않았는데 갑자기 성형품 표면에 가스 불량이 생기거나, ..
용융온도를 기계 화면에 찍힌 실린더 설정값으로 읽고 있다면, 지금 보고 있는 숫자는 실제 수지 온도가 아닙니다. 제가 현장에서 퍼징을 해보고 나서 처음 이 사실을 실감했을 때의 당혹감은 꽤 컸습니다. 같은 설정값인데 기계마다 나오는 수지 온도가 전혀 달랐으니까요. 이 글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용융온도를 제대로 읽어내는 방법과 퍼징 점도가 왜 중요한지를 데이터와 함께 풀어봅니다. 목표 온도, 어디서 잡아야 하나"나일론이니까 이 정도면 되겠지", "ABS니까 대략 240도"라는 식의 접근을 저도 초반엔 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출발점입니다. 요즘 시장에 유통되는 수지는 그레이드(Grade) 별로 첨가제 구성이 완전히 다르고, 자외선 안정화제나 항산화 안정화제 같은 성분 하나가 적정 가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