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기만 잘 돌리면 된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건조기 자체보다 그 앞뒤 관리가 품질을 결정하고 있었습니다. 여름 우기철만 되면 가스 불량이 터지고, 원인을 찾다 보면 결국 호퍼 상태로 귀결되는 경험이 반복됐습니다. 수지 건조는 장비가 아니라 사람이 만드는 공정입니다.원재료 관리: 건조 전 상태가 이미 절반을 결정한다보관 창고가 공장 바깥에 있는 곳이 많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도 그렇습니다. 습도 관리가 안 되는 외부 창고에 원재료를 쌓아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방식이죠. 그런데 이게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실감한 건, 여름 장마철에 나일론 계열 원료로 작업하다 연속으로 불량이 터졌을 때였습니다.흡습성 수지(hygroscopic resin)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
솔직히 저는 PET를 처음 다뤘을 때 "그냥 페트병 만드는 재료 아닌가"라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이 얼마나 안일했는지는 실린더 안에서 수지가 돌처럼 굳어버리던 날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는 가볍고 강하며 재활용까지 되는 소재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다루려면 그 까다로운 성질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이 글은 소재 특성부터 제가 직접 겪은 트러블까지, 두 가지 시각을 나란히 놓고 살펴봅니다. PET 소재 특성 — 책에서 알려주지 않는 것들PET는 에틸렌글리콜과 테레프탈산이라는 두 단량체를 중합해 만든 열가소성 폴리에스테르입니다. 여기서 열가소성(thermoplastic)이란 가열 하면 녹고 냉각하면 다시 굳는 성질을 말하는데, 덕분에 사출 성형·압출·필름 등 다양한 ..